6·1 지방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3월 대선의 연장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어느 한쪽도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가운데 양당 지지층이 총결집하는 등 진보와 보수 진영이 전면전을 펼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2일 만에 실시되는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임기 초 국정 동력 확보를 좌우할 시험대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 초기 집권 여당에 힘이 실릴 수도, 거대 야당이 이례적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①명심(明心)-윤심(尹心) 대리전 된 경기지사…대선 2R 결과는?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단연 경기지사 선거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편파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과 윤석열의 복심을 자처했다. 외부 인사(새로운물결 대표)와 초선이라는 약점에도 경선에서 당 중진(안민석·조정식·염태영)과 대선 주자(유승민)를 꺾고 본선에 직행했다. 경기지사 선거가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선 2차전으로 격상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양당은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경기도를 사수해 ‘늘공(직업 공무원)’의 이반을 막아야 한다. 반면 국민의힘 역시 경기도에서 패배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선전해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려운 만큼 물러설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구도는 민주당이 다소 유리하지만 승패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이 전 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약 5%포인트 차이로 앞선 만큼 지역이지만 1 대 1 토론 등 변수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두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비교적 팽팽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차기 경기도지사로 적합한 인물이 누군지 물은 결과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는 각각 43.3%와 43.9%를 기록했다.
②정권 출범 3주 만에…안정론 vs 견제론으로 격돌
새 정부 출범 직후 이뤄지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압도적 승리를 기록했던 공식이 이번에 통할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후에 실시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4곳을 석권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여소야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국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호소하겠다는 각오다. 동시에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는 ‘발목 잡기’ 프레임을 씌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견제론을 승부수로 띄웠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집권 세력에 대한 심판 여론을 끌어올리면 17개 광역단체장 중 최소 절반 이상은 승리할 수 있다고 지도부는 판단하고 있다. 여론은 현재 안정론과 견제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한국갤럽의 4월 4주차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직무 수행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잘 하고 있다(긍정평가)’는 43%, ‘잘못하고 있다(부정평가)’는 44%를 기록했다.
③미니 총선이 된 재보궐 선거…이재명·안철수, 출마하나
여야 거물급 후보들이 보궐선거에 등판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전 지사는 계양을 보궐선거 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송 전 대표의 지역구인 계양을은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최근 진행된 민주당 인천시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이 전 지사의 계양을 도전 가능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지사 측은 차출설에 거리를 두면서도 당 안팎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계양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는 점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분당갑과 다르게 별다른 연고가 없어 출사표를 내는 게 명분에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분당갑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는 안랩 본사를 비롯한 정보기술(IT) 회사들이 몰려 있어 명분도 충분하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다만 안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분당갑 출마에 대해 “현재까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④공약 실종 속 교육감 선거는 '진영 대결'로…단일화에 성패
교육감 선거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진보와 보수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 지역에서 진영별 단일화를 두고 후보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공약·정책 대결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범보수 진영이 조희연 현 교육감에 맞서 단일화에 성공할지가 관심거리다. 중도·보수 진영은 단일화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수도권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의회(교추협)는 단일화 과정을 통해 조전혁 예비후보를 선출했다. 하지만 이후 교추협을 이탈한 조영달 예비후보와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던 박선영 후보를 비롯해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까지 출사표를 던지며 진통을 겪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