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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오염된 물도 없는 나라…맷 데이먼은 수도관을 심었다

■워터: 물이 평등하다는 착각

맷 데이먼·개리 화이트 지음, 애플북스 펴냄





맷 데이먼을 배우와 감독, 혹은 작가로만 아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그는 물과 위생 문제에 관한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물 문제 관련 비영리단체 워터닷오알지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전설적인 밴드 ‘U2’의 보컬 보노의 권유로 잠비아를 방문해 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맷 데이먼은 그들을 보고 물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는 물을 둘러싼 사회·기술·정치적 관계를 인지하게 된다. 이후 1991년 물 관련 비정부기구 ‘워터파트너스’를 설립한 게리 화이트를 만나, 워터닷오알지를 함께 설립하게 된다.

워터닷오알지는 ‘지구촌 물 부족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 물 부족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지구 반대편 3세계 사람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이다. 그들은 물 한통을 위해 하루 6시간을 걸어야 한다. 저자들은 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물 공급은 지구의 빈곤 종식과 평등을 위해 선결되어야 할 문제다. 안전한 물은 모두에게 배움의 기회를 부여하고, 시간과 수입을 제공한다. 또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한다.



책은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저자들이 겪어야 했던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생생히 전달한다. 맷 데이먼은 물 문제를 처음 마주쳤을 때 자신의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고 회고한다. 수인성 질병으로 20초마다 한 명의 아이들이 죽어나가고, 오염된 물조차도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수인성 질병인 설사는 말라리아·홍역·에이즈 사망자보다 더 많은 죽음을 양산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3000억 달러가 소요되지만, 시스템의 비효율성으로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효율적인 물 공급을 위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생각했다.

유조차로 운반한 더러운 물로 빈곤층을 지원하는 대신, 가정에 위생적인 수도관과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워터크레딧을 시작한다. 시설 설치를 위해 금액을 빌려주는 것이다. 이 단순한 생각 변화를 통해 물 문제에 대한 접근은 임시방편인 구호에서 근본적 원인 해결로 방향이 전환되었다. 저자들은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또 일반인들과 기존 구호단체의 물 문제에 대한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1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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