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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금리상승기엔 어떤 주식이 올랐나

신광선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선임본부장

신광선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선임본부장




국내 주식시장이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과 함께 제법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올 하반기에는 양적긴축(QT)을 진행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크게 뛰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9%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올해 6~7차례나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금리 인상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풀었던 유동성을 다시 회수하는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좋다. 때로는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기도 한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인하했던 금리를 정상화하고 미국 CPI에서 나타났듯이 가파르게 오르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함이었다.

금리 인상은 경기가 과거보다 회복되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다만 단기적인 유동성 축소를 일으키는 금리 인상의 횟수나 수준이 시장의 예상 범주를 크게 벗어날 때, 즉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축소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시장이 하락하기도 한다.



과거 금리 인상기의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섹터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2000년 이후 2차례가 있었다. 2004년의 경우 금리를 처음 올린 시점을 기준으로 2년간 에너지·소재·자본재 섹터의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대비 각각 50%, 6%, 3% 초과 수익을 보인 반면 제약바이오 및 소프트웨어·서비스의 경우는 시장 대비 각각 26%, 14%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말해 경기민감주 섹터들이 대체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경향을 보였고 제약바이오 및 소프트웨어·서비스는 부진했다.

2015년의 경우에도 금리 인상이 이뤄진 2년 동안 은행·소재·산업재 섹터는 S&P500지수 대비 각각 20%, 12%, 10%의 초과 수익을 보였고 제약바이오 섹터는 시장 대비 21% 하회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2015년 미국 금리 인상 시작 시점부터 18개월 동안 코스피지수 대비 반도체·반도체장비, 은행, 에너지, 소재 섹터는 각각 59%, 23%, 11%, 2% 초과 수익을 보였고 제약바이오와 소프트웨어 섹터의 경우 코스피를 각각 24%, 5% 하회했다.

가장 널리 쓰이는 기업가치 평가 방법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있다. 기업의 시가총액을 기업의 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로, 멀티플이라고도 한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멀티플을 낮춘다. 따라서 금리 인상기에는 멀티플이 높은 기업보다는 주가 멀티플이 낮은 가치주의 매력이 더 부각되기 마련이다.

과거 금리 인상 시기에 나타났던 섹터별 수익률 결과를 볼 때 올해 시장 환경에서는 경기민감 섹터인 소재, 산업재, 금융 및 경기민감 소비재 등 섹터의 수익률이 다른 섹터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날 한국과 미국의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한다면 경기민감 섹터의 투자 비중을 높일 수 있는 가치주 투자 전략이 현명한 접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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