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절반 가까이 폭락하면서 수도 모스크바에서 시민이 공중에 지폐를 흩뿌리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해외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게시자는 “루블은 이제 쓸모가 없다”며 “푸틴이 (돈) 비를 내리게 했다”고 게재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쇼핑몰 위층 난간에서 공중에 지폐를 흩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이 뿌린 지폐는 공중에서 휘날리다가 아래층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앞에 떨어졌다. 그러나 아래층에 있던 시민들 중 누구도 돈을 줍지 않았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루블은) 현재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 “돈을 던지고 있는데 아무도 주우려고 하지 않는다” “대공황 당시 독일 아이들이 돈을 가지고 노는 사진이 떠오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며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맞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국제 사회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루블화 가치는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달러당 70~80루블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졌던 것이 11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약 135루블에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주일간 러시아 내 신차 가격은 17% 이상, TV 수상기 가격은 1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의약품과 채소 가격은 5~7% 가량 올랐다.
올해 러시아의 물가 상승률은 20%에 달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경제 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18.9%로 정점을 찍고 GDP는 8%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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