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의 홍콩 증시 상장 절차를 중단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디디추싱이 당국의 데이터 관련 ‘안보 조사’를 이유로 미국 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한 뒤 택한 홍콩 행도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은 중국의 사이버 감독 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디디추싱이 제출한 안보와 데이터 유출 방지에 대한 계획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디디추싱 간부들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또 당국이 지난해 7월 중국의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퇴출을 명한 디디추싱 앱은 당분간 계속 사용이 정지될 예정이다.
당국의 통보에 디디추싱과 상장 주관사들은 홍콩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앞서 디디추싱은 지난해 6월 30일 뉴욕증시에 상장해 44억 달러(약 5조427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였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압박에 반년도 안 돼 지난해 12월 스스로 뉴욕증시 상장 폐지를 발표하면서 홍콩 상장 준비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디디추싱은 ‘민감한 데이터 유출 우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공공연한 경고에도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대한 사이버안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홍콩증시 상장 중단으로 중국과 가까운 증시에 상장해 민감한 고객 데이터의 해외 유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를 달래려던 디디추싱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의 민감한 데이터 취급 방안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홍콩증시 상장 계획은 불확실한 상태가 됐으며 당국이 디디추싱에 대해 어떠한 처벌을 마련해 뒀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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