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보여준 방송사 출구 조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역대급 초박빙 판세와 높은 사전투표율, 코로나19 확진자 투표 등 변수가 많아 이번 대선은 여느 때보다 출구 조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정확한 당선자 윤곽은 10일 새벽에나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에 따르면 출구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투표가 끝나는 9일 오후 7시 30분 발표된다. 기존 대선 투표가 오후 6시에 끝나던 것과 달리 코로나19 확진자 투표 시간이 별도로 마련되며 투표 마감이 1시간 30분 늦춰졌다. 여기에 종합 편성 채널인 JTBC가 처음으로 자체 출구 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여야 후보 간 유례 없는 접전 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당선 확률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출구 조사는 조사원이 투표소 50m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 어느 후보를 선택했는지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출구 조사에서는 성별, 연령, 학력, 직업, 소득 수준 등 투표자의 정보를 파악하는데 표본 수가 전국 단일 단위인 대선에서는 그간 높은 적중률을 보여왔다.
다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나 확진자 투표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사전투표에 참여한 37%의 유권자는 출구 조사의 모집단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직전 19대 대선 투표율이 70%대 후반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이미 투표자의 절반은 투표를 마친 셈이다. 일각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이유가 단순히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라 분산 투표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 전체 투표율은 기존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전투표에서는 성별과 연령을 제외하면 투표자의 성향을 알 수 없다. 사전투표자의 성향 분포가 본투표와 완전히 다를 경우 응답 비중을 추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세대별 투표율’이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사전투표자의 성별·연령 등을 적절히 반영하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또 다른 변수다. 확진자의 경우 타인의 접촉이 불가한 만큼 출구 조사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진행될 예정이다. 만일 확진자 수가 급증해 확진자 투표에 유권자들이 몰릴 경우 출구 조사에는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