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의 CCTV 화면이 공개됐다. 산림당국은 해당 영상을 토대로 운전자가 버린 담뱃불로 인한 화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15분께 울진군 북면 두천리 한 야산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뒤이어 도로 바로 옆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장면도 함께 담겼다. 불과 3분 만에 강풍을 탄 불길이 산 중턱까지 번져나갔다. 놀란 주민의 신고로 불이 난 지 20분 만에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이미 불은 산 전체로 번진 후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까지 산불로 인해 울진 지역 1만2039ha의 피해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의도 면적(290ha)의 41배에 달한다. 파악된 인명 피해는 없지만 울진 272개 주택이 소실됐다. 이날 오전 5시를 기준으로 진화율은 울진·삼척 40%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울진 현장 브리핑에서 '실화 용의자가 나왔나'라는 기자 질문에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산림당국은 운전자가 버린 담배로 인한 화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발화지점 부근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산불 발생 신고가 접수되기 직전 10분여 동안 해당 도로를 지난 차량은 3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CCTV를 분석한 산림당국은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로 옆 배수로를 발화 지점으로 추정했다. 배수로 밑에서 시작된 불씨가 산 위쪽으로 번진 흔적도 발견됐다. 다만 일대 수색에서 담배꽁초는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화재 직전 지나간 차량의 운전자들을 추적해 이번 산불과 연관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강릉 옥계에서 동해로 확산된 산불을 낸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은 자신의 집과 농막 등 3곳에 토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평소 주민들이 자신을 무시한 데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남성을 방화 및 산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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