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이 러시아가 오는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default)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러시아는 1998년 이후 또 다시 채무 불이행의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은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달 16일 7억 달러(약 8582억7000만원) 상당의 채권 만기가 온다. 하지만 서방 국가의 제재로 러시아 일부 자산이 동결된 점과 또 다른 경제적 제재로 부채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중앙은행은 현재 약 6430억 달러(약 788조8324억원)의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를 상환할 현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 기관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러시아의 맞대응, 지불 수단 중단 등이 러시아가 해외에서 채권을 지불하는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JP모건은 분석했다.
외신들은 여기에 더해 러시아가 해외 대출 기관에 손실을 입히기 위해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디폴트를 악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JP모건에 따르면 16일 만기인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는 1억1700만 달러(약 1435억3560만원) 수준이다. 다만 여기에는 루블화로 지불할 수 있는 옵션이 없다고 JP모건 전략가들은 보고있다.
JP모건 전략가들을 이끄는 트랑 응우옌은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에 따라 루블화 지불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고 CDS(신용부도스와프) 변제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사흘 새 10단계나 강등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디폴트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신용등급을 'B3'에서 'Ca'로 4단계 내렸다. Ca 등급은 총 21단계인 무디스의 신용등급 중 20번째다. '투자 부적격 등급' 중에서도 거의 최하 등급이자 디폴트 단계인 'C'의 바로 직전 단계다.
무디스는 "러시아의 디폴트 위험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번 강등은 러시아의 채무변제 의지와 능력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결과"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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