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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배당, 격랑 속 '투자 등대'

김지영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배당본부장

김지영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배당본부장




예상 밖의 강한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변경,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이슈 등 투자 시계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안개가 가득한 망망대해 속이라도 배들은 작은 등대 불빛을 이정표 삼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투자에도 등대가 있다면 그중 하나는 단연코 배당이 될 것이다.

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투자자(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실제로 현금이 회사 외부로 빠져나간다. 그렇기에 자금 여력이 불안하다면 자신 있게 배당을 지급하기 어렵다. 배당을 안정적으로 늘려가는 회사는 대체로 수익성이 좋고 현금 흐름과 재무구조도 우량하다. 또한 이런 회사들은 지배구조 관점에서 보더라도 회사의 이익만 중시하지 않고 소액주주의 권리도 존중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러한 회사들은 단기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중장기적 주가 상승을 보여 왔다.

분기 실적 호전주나 테마주 투자 전략은 그 전략이 맞았을 때는 양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틀렸을 경우 치러야 할 리스크는 몇 배나 크다. 배당주 투자는 주가 변동성은 낮고 자산가치의 상승 여력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접근법이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비교적 예측 가능한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



배당금의 재투자 효과는 자산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노후 자금 마련이 아니더라도 꼭 알아 둬야 할 꿀팁이다. 받은 배당금으로 주식을 더 사모을 수 있기 때문에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장기 성과는 더 양호해질 수 있다. 복리 효과와도 비슷한 배당의 재투자 효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을 불려 가는 맛을 느끼게 해 준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배당금 총액은 지난 2014년 16조 원을 기록한 후 우상향 중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기업 이익이 위축됐던 2020년에도 상장사 배당 총액은 사상 최대치인 40조 원을 기록했는데 삼성전자 특별 배당(10조 원)을 제외하더라도 2018~2020년 상장사 배당금 총액이 30조 원으로 유지된 점이 긍정적이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초 체력이 강화됐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상장사 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역시 배당금 지급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한다.

배당주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당만 받고 주식을 바로 처분하는 것은 월세 나오는 상가를 월세 받기 전에 샀다가 월세만 받고 바로 파는 것과 비슷하다. 우량한 재무구조에 소액주주의 이익을 중시하고 배당을 많이 주면서도 성장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이 있다면 적정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일기예보가 틀려서 당황한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계절의 변화는 절대 틀리지 않는다. 이와 같이 성공 확률이 높은 투자 방법은 때로 너무 진부한 얘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배당주 투자가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줄이고 자산 증대도 이룰 수 있는 좋은 투자법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중장기 투자자가 배당주 투자를 적극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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