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美 "러시아로부터 유럽 해방시킬 것"…LNG 굴기 속도낸다[윤홍우의 워싱턴 24시]

러시아-독일 잇는 노르드스트림2 이참에 완전히 끊을 듯

바이든 관련 주관사 및 임원 등에 대한 제재 조치 단행

유럽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 44%, 독일은 75%까지

美 지난해 유럽 LNG 수출 1위 등극하며 대체제로 급부상

올해 신규투자 3년만에 재개, 8년 만에 최고 수준 기록할듯

진보 환경론자 반발에 WSJ "미국 가스 시장 공격은 자멸행위"

3일(현지시간) 러시아 발트해 연안 도시 칼리닌그라드 인근 해상에 국영 천연가스회사 가즈프롬 소속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및 재기화 플랜트(FSRU) 선박 마샬 바실레프스키호가 정박하고 있다. 유럽은 연간 천연가스 필요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그리스 국적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야니스가 미 루이지애나주 칼카시외 패스 LNG 기지 인근에 정박한 모습이 블룸버그에 포착됐다. 이 기지는 아직 완공되진 않았으나 LNG 수출이 가능하도록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승인한 곳이다.

당일 칼카시외 패스를 포함해 미국 내 7곳의 LNG 수출 터미널에서 수출된 천연가스 물량이 133억 세제곱피트(ft³)로 미국 일일 천연가스 수출량의 신기록을 썼다. 해상에 떠있는 약 54개의 미국 LNG 운반 선 가운데 60% 이상은 유럽으로 향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유럽의 에너지 ‘멧집’을 키우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전체를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럽 에너지의 ‘구원투수’로 떠오른 LNG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제안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은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유럽의 에너지 수급 구조를 다시 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2일 미국과 논의 끝에 독일이 러시와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사업’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을 적극 반기면서 “이번 결정은 러시아로부터 세계 에너지 자립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더해 23일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사업 주관사와 임원들에 대한 전격적인 제재 조치를 지시했다.

미국 내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그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한다 해도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사업이 재개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이상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 전략에 미국과 유럽이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천연가스를 통해 유럽을 ‘볼모’로 잡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다니엘 코치스 헤리티지 재단 수석 연구원은 “노르트 스트림 2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을 더 빠르게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노르트 스트림 2 완공을 묵인하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역사적 실수였으며 이젠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문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없이 유럽이 과연 버텨낼 수 있느냐이다. 배론즈에 따르면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지난 2005년 38%에서 2020년 44%까지 상승했다. 독일의 경우 이 비중이 최대 75%에 까지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이를 대체할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미국 땅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2일 미국이 유럽 최대의 LNG 수출국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이 수입한 LNG 중 미국이 26%로 1위를 차지했고 카타르가 24%, 러시아가 20%였다. 특히 지난해 말에 이르러서는 유럽 내에서 미국산 LNG 비중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미국 에너지 정보국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LNG 생산 능력은 작년 대비 20% 늘어난 1억톤(t)에 달해 전체 수출량으로도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LNG 신규 투자도 3년 만에 재개돼 8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왓포드 시의 한 유정에서 천연가스를 태우는 플레어(flare)가 발생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내에서 늘어난 천연가스 생산량은 상당 부분이 유럽으로 향할 전망이다. 유럽에서 미국산 LNG 비중이 높아져야 천연가스를 무기로 삼는 러시아의 전략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천연가스 시장이 뜨겁게 달라오르는 가운데 채산성 문제로 버려졌던 미국의 셰일 가스 시장까지 다시 꿈틀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했다.

다만 역대 어느 정권보다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해온 바이든 정부가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에 다시 전략적인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정책을 펴던 와중에 천연가스 생산을 다시 독려하는 것은 모순된 정책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가진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유럽의 급한 불을 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WSJ는 “LNG 수출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위기에서 유럽을 구하고 있다”면서 “진보 환경 주의자들의 미국 천연가스 공격은 자멸적인 행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