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80대 노인이 서울 강동구의 한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인은 사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이날 오전 2시 31분께 지나가던 시민으로부터 “할머니가 입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과 소방은 강동구 천호동의 주택가 도로변에서 호흡과 의식이 없는 80대 노인 A씨를 발견했다.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며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A씨는 병원 도착 이전부터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병원은 A씨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A씨는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A씨와 접촉했던 대원들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 결과 CPR을 시행했던 구급대원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원은 추가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은 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측은 “해당 대원이 A씨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검안의는 A씨가 코로나19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평소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던 치매 노인으로 가족은 A씨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검은 유족들이 원치 않아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택치료 중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인천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노인이 재택치료를 받던 중 찜질방에 갔다가 쓰러져 다음날 숨졌다. 지난 18일에는 수원시 장안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던 7개월 남자아이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졌고, 19일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가족과 떨어져 코로나19 재택치료를 받던 50대 남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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