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신천지가 개입해 이낙연 전 대표를 찍었다고 주장한 방송인 김어준씨 발언을 두고 당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선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62.37%)가 이재명 후보(28.3%)를 크게 이겼는데, 여기에 10만명에 달하는 신천지 세력이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이낙연계는 김 씨의 발언에 대해 “갈라치기 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김씨의) 거듭된 의혹 제기에 정말로 황망해진다”며 “당시 조직본부를 총지휘했던 저는 신천지의 ‘신’ 자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저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저희로서도 놀라운 마지막 성과를 거뒀을 뿐”이라며 “민주진보세력을 갈라치기 하지 말라”고 했다. 윤영찬 의원도 “우리 당원과 주권자 국민을 사이비 종교 세력으로 모독한 것을 사과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매번 김씨가 음모론을 제기했다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넘어가는 일이 많다”며 “당 전체가 이 사람 말에 영향을 받고 끌려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도 SNS를 통해 “우리를 신천지라 하다니 황당하다” “또 음모론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의원들이 직접 김씨 발언을 비판하는 것은 자칫 ‘원팀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논란이 된 발언은 김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신천지 유착 의혹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김씨는 지난 18일 공개된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민주당 마지막 수퍼위크 때 갑자기 10만명 성분 분석이 안 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때 우리 머릿속에는 신천지가 떠올랐다”고 했다. 이 자리에 있던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 박시영 대표는 “종교 집단이 (개입)한 것 같다고”고 거들었다. 김씨는 “마지막 수퍼위크 때는 권리당원도 투표율이 확 떨어지는데, 10만명을 한 번에 움직이려면 하나의 조직 안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충성도가 높은 집단이어야 한다”고 신천지 개입설을 확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