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을 처음 보도한 기자들이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을 첫 보도한 온라인 매체의 덩컨 매카이와 마이클 파비트 기자는 보도 이후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은 발리예바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전에 진행한 도핑 검사에서 문제를 보였다는 단독 기사를 9일 보도한 바 있다. 국제검사기구(ITA)에 따르면 발리예바 선수는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대회 때 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은 스웨덴 연구소로 보내져 8일 트리메타지딘 양성 판정이 나왔다. 발리예바가 속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팀이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을 받을 시상식이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 나온 판정이었고 시상식은 결국 연기됐다. 시상식 연기 뒤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발리예바 도핑 의혹 기사를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이후 러시아에서는 두 기자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매카이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이 마시는 차에서 새로운 물질이 발견되면 이미 당신은 양성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2006년 11월 런던의 밀레니엄 호텔에서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이 섞인 차를 마시고 급사한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리트비넨코 사건을 암시한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협박에 자신은 차를 마시지 않으며 밀레니엄 호텔도 피해 다니는 성향이라고 답해줬다고 덧붙였다.
파비트 기자는 “영국의 한 기자가 발리예바에게 약물 복용을 했는지를 묻자 베이징의 미디어 센터에서 러시아 기자들이 그를 둘러싼 채 15세 아이에게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몰아붙였다”고 주장했다. 이런 소식이 러시아 매체를 통해 보도된 뒤 이 영국 기자에게는 “우리 러시아 기자들이 너를 갈기갈기 찢을 수 있다”는 협박이 전달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만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도핑 검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국제검사기구(ITA)는 11일 성명을 내고 발리예바가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로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흥분제로도 사용될 수 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4년 이를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조만간 긴급 청문회를 열고 발리예바의 이번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 여부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 박탈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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