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건강 등을 이유로 8일 예정이던 2차 TV 토론을 거부한 날, 윤 후보가 기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의 건강은 핑계였다"고 비판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윤 후보가 지난 5일 저녁 제주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 저녁 자리에 동석해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여러 잔 마셨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오후 열린 대선 후보 4자 TV 토론 실무협상에서 국민의힘은 주관 방송사의 편향성과 윤 후보 건강 등을 거론하며 토론 연기를 주장했다.
이에 윤호중 원내대표는 7일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당이 후보가 부끄러워 토론을 피하는 것인지, 아니면 후보 스스로 자신이 없어 도망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 후보의 술자리 보도를 언급하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자기 건강도 제대로 관리 못 하는 것은 아닌지, 건강 그 자체는 핑계에 불과한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같은 회의에서 "윤 후보가 건강이 이상한 건 사실인 것 같다. 왜냐면 폭탄주를 20잔씩 드시는 분이 제주에서 3, 4잔밖에 못 드시는 걸 보면 상당히 건강이 악화한 걸로 보인다"고 비꼬았다. 우 본부장은 "그 건강 악화가 TV 토론을 회피할 정도의 건강 악화로 보이진 않는다"면서 "국민 검증을 피하려는 모습이고 그것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부족하단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건강을 이유로 TV 토론 깬 날 밤, 술자리 하는 이분. 도대체 국민을 뭘로 아는가"라고 윤 후보를 질타했다. 진성준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윤 후보는) 그냥 TV토론이 부담스럽다고 이야기하라"면서 "5일에 협상하면서 8일에 아플지 안 아플지 어떻게 예상해서 건강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느냐"고 꼬집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측은 TV토론 관련 윤 후보의 건강 문제가 제기된 것은 와전이라고 해명했다. TV토론 협상실무단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상당히 (윤 후보의) 건강이 좋다”고 일축했다. 성 의원은 “(윤 후보가) 지방 일정이 많으니까 컨디션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말이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윤 후보 측이 민속 신앙상 이른바 귀신이 움직이지 않는 날을 뜻하는 '손 없는 날'을 고집하다 8일 토론을 거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건강 때문에 토론날짜 미루자는 국힘, 이후 기자들과 폭탄주 하는 윤석열, 도대체 뭐냐"라면서 "윤(후보가), 어제 "내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제 기준으로 내일은 2월 7일이고 공교롭게도 손 없는 날"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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