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에 대해서도 상속 인적공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그간 관련 규정 미비로 태아에 대한 인적공제를 인정해오지 않다 26년 만에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조세심판원은 27일 “부친 사망 당시 아직 출생하지 않은 청구인에 대해 상속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청구인은 태아인 상태가 부친이 사망했고 수개월 후 출생했다. 세무당국은 당시 태아였던 청구인이 상속세 자녀공제와 미성년자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인적공제에서 배제했다. 청구인은 이 같은 결정이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을 청구했고, 심판원은 조세심판관합동회의에서 “태아에게 상속세 납세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면서도 상속공제라는 혜택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심판원은 또 “상속인의 생활안정을 위한 상속공제 취지를 살펴봤을 때 이 같은 인적공제 배제 처분은 잘못됐다”고도 판단했다.
조세심판원은 지난 1996년 태아에 대해 상속공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이후 26년간 이 같은 결정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시대 흐름과 사회경제적 인식의 변화에 따라 이번에 결정을 바꾸게 됐다. 심판원은 “청구인이 상속인의 지위에 있으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해당 공제를 태아에게 적용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적용할 수 없다는 부과처분은 취소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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