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특정 코스에서 잘 치는 경우가 있다. 세계 랭킹 1위 욘 람(28·스페인)에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이 궁합에 딱 맞는 코스다. 그는 2017년 이곳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스페인 선수로는 최초로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을 제패했다.
람이 올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 상금 840만 달러) 첫날도 상위권으로 출발했다. 그는 27일(한국 시간) 열린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단독 선두로 나선 빌리 호셜(미국·9언더파)에 3타 뒤진 공동 5위다.
이 대회는 1·2라운드를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북 코스와 남 코스(이상 파72)에서 번갈아 치른 뒤 3·4라운드는 남 코스에서 진행한다. 남 코스가 상대적으로 난도가 더 높다. 이날 남 코스를 돈 선수 성적만 따지면 람이 가장 잘 쳤다. 람은 그동안 남 코스에서 평균 66.4타를 기록했다. 1990년 이후 남 코스 평균 타수 1위다.
이날은 ‘클로징 이글’이 하이라이트였다. 18번 홀(파5)에서 티샷을 300야드 날린 뒤 핀까지 277야드 남은 두 번째 샷을 홀 3.6m 거리에 붙여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이 홀에서 이글을 잡은 건 람이 유일했다. 지난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도중 최근 PGA 투어 코스 세팅이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던 람은 남 코스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쉽다”고 말했다.
호셜이 버디만 9개를 골라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마이클 톰프슨(미국)이 8언더파 단독 2위, 케빈 트웨이(미국)와 스테판 재거(스페인)가 7언더파 공동 3위다. 이들 모두 북 코스에서 경기했다. 호셜은 경기 후 “캐디에게 별 기대 없이 그냥 즐기자고 말했다"며 "우리는 정말 잘 해냈고, 내 게임도 좋았다"고 말했다.
임성재(24)는 북 코스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쳤다. 조던 스피스,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등과 함께 공동 53위다. 켑카는 머리를 금발로 염색해 눈길을 끌었다. 김시우(27)는 1언더파 공동 76위, 노승열(31)은 1오버파 공동 113위, 강성훈(35)은 2오버파 공동 126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는 현지 날짜로 일요일인 31일에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십과 일정 중복을 피하고자 평소보다 하루 빠른 수요일에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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