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이나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모두 백신만 접종했을 때보다 10배 이상 강한 '슈퍼 면역'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OHSU) 피카두 타페세 교수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연구팀은 백신을 맞은 OHSU 직원들을 백신을 접종한 뒤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집단(42명)과 완치 후 백신을 접종한 집단(31명), 돌파감염 집단(31명) 총 3개군으로 분류했다.
이후 군별로 혈액을 채취해 알파·베타·델타 변이에 노출하는 방법으로 각 그룹 중화항체의 바이러스 무력화 능력을 측정했는데 감염 후 백신 접종 집단과 돌파감염 집단의 중화항체는 3가지 변이를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백신만 접종한 그룹보다 최소 10배 이상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백신만 접종한 집단은 나이가 많을수록 항체 반응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돌파감염 집단과 감염 후 백신 접종 집단에선 이런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 감염으로 항원에 추가로 노출되는 일이 백신 접종 전에 일어나든 후에 일어나든 체액 면역 반응(humoral immune response)의 양과 질, 범위를 모두 크게 증가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이 연구는 오미크론 변이 등장 전에 이뤄졌으나 자연 감염과 백신 접종이 결합할 때 나타나는 이런 '혼합 면역'(hybrid immunity) 효과는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에도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타페세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에 백신을 맞든, 백신을 맞은 뒤 돌파감염이 일어나든 (면역 반응에) 차이가 없었다"며 "어떤 경우든 진짜 강력한, 놀라울 정도로 강한 면역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전염력이 매우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돌파 감염이 많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혼합 면역이 팬데믹 종식을 앞당기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연구자 마르셀 컬린 교수는 "자연 감염에 의한 면역은 그 강도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자연 감염 후 백신 접종은 항상 면역 반응이 매우 강하다"면서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장차 팬데믹이 아니라 계절성 감기 같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바뀔 것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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