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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 사람도 팔 사람도 없다…美 식품 대란, 물가에 기름 붓나

[글로벌 What] 오미크론發 인력 부족에 공급망 위기

감염따른 자가격리로 결근 속출

생산서 유통까지 일할 사람 부족

식품 재고율도 86%로 감소 추세

오미크론 확산세 다소 진정돼도

최대 수개월 배송 등 차질 불가피

임금·인플레 상승 압력 작용할듯





“배송 지연으로 일부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 데 대해 사과드립니다.”

미국 전역에 매장 2,100여 개를 둔 식료품점 알디(ALDI)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이 같은 사과문을 올렸다. 또 일부 지역에서 판매할 수 없는 제품 목록을 매주 업데이트해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가령 오는 5월까지 특정 브랜드의 와인은 구매하기 어렵다는 식이다.

비단 이 매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어느 때보다 식료품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시장 조사 기관 IRI에 따르면 미국 소매 업체의 식품 재고율은 이달 셋째 주 86%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 평균 수준인 90%는 물론 델타 변이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인 지난가을의 약 88%보다도 낮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따른 일손 부족이 식품 공급난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미크론 감염 및 확진자 접촉에 따른 자가 격리로 결근이 속출해 식품 생산부터 가공·유통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전반에서 일할 사람이 줄었다. 그 여파로 각 단계에서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생산부터 쉽지 않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소고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 돼지고기 생산량은 약 9% 감소했다. 둘째 주 닭고기 생산량 역시 4% 줄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일손 부족을 원인으로 꼽으며 “우유 및 치즈 생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 단계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미 슈퍼마켓 체인인 피글리위글리 물류센터에서는 제품을 정리하고 트럭에 적재하는 직원의 약 3분의 1이 이달 초 병가를 냈다. 같은 이유로 트럭 운전사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미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배송비는 통상 7,000달러(약 836만 원)에서 최근에는 최대 2만 2,000달러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더라도 이런 사태가 최대 몇 달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식료품이 공장에서 소매점으로 배송되기까지는 몇 주가 걸린다. 즉 현재 가공 단계에서 공급 지연이 발생하면 소비자 단계에서의 상품 부족은 몇 주의 시간 차를 두고 일어난다. 미 식품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급망 차질의 각 단계에서 발생한 일손 부족 사태는) 도미노 효과를 일으킨다”며 “공급난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밥상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이 당장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고 직원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면 생산 비용이 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미국의 식료품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3% 올랐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많은 노동자가 출근하지 않으면서 1월 실업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동력 부족은 단기적으로 임금과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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