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률이 여성보다 남성에서 높게 나온다는 가설이 통계로 증명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연구팀이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젠더사이 연구소가 조사한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미국 50개 주(州)와 수도 워싱턴DC의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률의 경우 남녀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매사추세츠와 로드아일랜드 2개 주에서만 여성 사망률이 다소 높았고, 코네티컷 등 9개 주에선 남녀의 사망률이 비슷했지만 나머지 지역에선 남성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남성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가 남녀 간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신 남녀 간 사회·행동적 차이를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남녀의 유전자와 호르몬, 면역체계 차이가 코로나19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연구팀은 강력한 방역 지침을 시행한 뉴욕을 예로 들었다. 뉴욕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첫 6주간은 남성의 사망률이 압도적이었지만, 방역 지침이 시행되자 남녀 간 사망률 차이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 지키기 등 방역지침에 대해선 남성보다 여성이 더 협조적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공장 등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엔 여성보다 남성이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성별만 분석됐기 때문에 분명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령이나 소득 등의 조건까지 함께 분석해야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여전히 남녀의 생물학적인 차이가 코로나19 증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새브러 클레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생물학적인 차이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코로나19처럼 복잡한 질병에 따른 사망의 경우 모든 것이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고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남녀 간 사회·행동적 차이가 이런 현상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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