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가 디폴트를 선언한 가운데 한 역외 채권단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 시간)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역외 채권단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헝다에 대해 "강제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불투명한 채무 재조정 과정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헝다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이 국제 기준에도 반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그들의 법적 권리와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헝다 측은 이 같은 성명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다만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문서에서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재정 및 법률 자문관을 더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헝다는 지난달 6일까지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 8,250만 달러(약 984억원)를 내지 못해 공식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후 중국 당국은 헝다에 광둥성 정부 관계자들 상주시키며 사실상 헝다를 직접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665억 위안(약 37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달러(약 23조원) 상당이다.
한편 헝다는 21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공고에서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중국국제금융(CICC)과 중은국제아시아를 채무 문제와 관련한 중개 업무를 담당할 '재무 고문'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리스크해소위는 국유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 등 헝다 외부 인사들이 주도하는 기구로, 지난달 헝다의 디폴트 예고 직후 만들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