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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尹, 2번 어깨띠 메고 지하철 인사…김건희 '녹취' 대처는

지지율 상승에 PK 민심 굳히기 행보

김건희 녹취 리스크 부상…대처에 관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인사하며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선대위




14일 오후 6시20분 뉴스통신사 ’뉴스1’의 단독 기사가 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 지하철 서면역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이날은 윤 후보가 보수 지지세가 강한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을 1박2일 동안 훑는 첫 날이었다.

본 기자를 포함해 윤 후보 일정 동행 취재에 나선 기자단은 지하철 인사 현장에 가지 못했다. 부산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이었기 때문. 윤 후보는 앞서 창원에서 기자단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은 뒤 기자단보다 30여분 일찍 출발했다. 지하철 인사 일정은 기자단에 공지되지 않았다. 윤 후보를 따라다니던 유투버들도 현장을 찾지 못했다.

윤 후보는 수행 인원만 데리고 시민들 속으로 들어갔다. 수백명의 시민이 윤 후보를 보고 인사하고 사진 찍으려 몰렸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특기할 점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기호 2번 윤석열’ 어깨띠를 맸다는 것. 윤 후보가 어깨띠를 메고 지하철 인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역에서 지하철 인사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정치 선언을 한 뒤 처음이었다. 다만 당시는 어깨띠를 매지 않았다. 다음날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체험을 할 때도 코트와 정장 차림이었다.

어깨띠를 메고 지하철 인사를 하는 것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제안이다. 이는 선거 후보자들이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가장 기본적인 선거 운동 방식인 만큼 윤 후보가 선거 날까지 최대한 많이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윤 후보는 부산에서 이를 전격 실행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동해선 광역전철을 타고 울산 태화강역에 도착, 개찰구를 나서고 있다./울산=연합뉴스


부산 동해선 탑승도 시민들과 접촉면을 늘리는 일정이었다. 15일 동해선을 이용해 부산 일광역에서 울산 태화강역으로 이동한 것. 윤 후보가 전철에 탑승하기 전 한 시민은 건너편 플랫폼에서 “사랑합니다”를 외쳤고 윤 후보는 “고맙습니다”고 화답했다. 전철 안에서 지나가던 한 시민은 “윤석열 후보님 파이팅”을 외쳤다. 윤 후보는 전철에서 20대·40대 여성, 60대 남성 등과 두루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 후보가 PK를 도는 동안 각 장소에 지지자들이 수십명씩 기다렸다. 인원이 10만명이라는 팬클럽 ‘윤사단’의 여성 네 명은 빨간 패딩을 맞춰 입고 윤 후보를 기다렸다. 실명을 밝히기 꺼려한 40대 윤사단 멤버는 서울경제에 “서울에서 새벽 6시에 일어나 창원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이외에 일반 시민 위주라는 ‘희망코리아 경남지부’도 창원에서 ‘정권교체’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윤 후보를 반겼다. 김덕진(59)씨는 “정권교체 해야겠다는 경남 민심이 확고하다”며 “경제·안보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아주 최악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곳곳에서 윤 후보를 열렬히 환영했다. 윤 후보가 15일 부산 영도에서 해상선원노조와 간담회를 가진 뒤에 여성 수 명이 윤 후보를 둘러싸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그들이 카메라 앞에서 ‘손가락 브이’로 2번을 표시하자 윤 후보도 웃으며 따라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영도구 여성 당원 38명 모임이었다. 유혜자(60) 회장은 ‘영도의 분위기’를 묻자 “너무 좋다”고 답했다. 이어 “김무성 선거 때 65% 나왔는데 이번에는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한 중년 남성도 “윤석열이 압도적일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윤 후보를 찾아온 청년 당원도 있었다. 영도 거주 윤성환(28)씨는 윤 후보가 순직선원위령탑 참배를 끝낸 직후 따라붙어서 사진을 찍었다. 윤씨는 서울경제에 “영도 주민들의 지지도가 높다”고 전했다. ‘연말에 지지세가 조금 주춤하지 않았나’는 질문에는 “그때는 청년들이 실망을 많이 했다. 민주당에서 실망한 부분을 국민의힘에서 채워줄 알았는데 똑같이 또 싸우고 있으니 다 똑같은 거 아닌가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다 다시 회복하고 하니까 지지한다. 이번엔 윤석열 후보 찍어야 한다고 주변에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해양강국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부산=연합뉴스


윤 후보는 PK 민심을 단단히 붙들어 매려는 듯 각 지역을 돌며 발전 공약을 쏟아냈다. △경남 항공우주청 설립 △부산 KDB산업은행 이전 △경남 UNIST(울산과학기술원) 의과대학 설립 등이다.

PK 지역의 여러 직능 단체를 만나서는 지원을 약속했다. 해상선원노조 간담회에서는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 국민들과 함께 그분들 헌신을 잊지 않는 나라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해양·조선·해운·수산 등의 단체가 모인 신해양강국 비전선포식에서는 “신해양강국비전을 종합해서 구체적인 실행 게획을 만들어 신속하게 실행하겠다”고 했댜. 마산 봉암공단을 찾아서는 “(산업) 최일선에서 고생하는 분들이 좌절하고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에게 PK 방문 소감 질문을 받고 “당의 후보가 되고 나서 12월 4일에 부산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 PK지역을 찾지 못했다”며 “마침 부울경 선대위 발족식을 기해서 와서 산업의 고충도 들어보고 이쪽 지역의 시도민께 드릴 메시지도 드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 예고한 MBC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로비에서 MBC 노조원들과 대치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코앞에 닥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녹음파일 보도가 민심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MBC는 오는 16일 시사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를 통해 김씨가 지난해 이모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한 7시간45분 분량의 녹음 파일 중 일부를 방송할 예정이다. 전날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김씨가 방송금지를 신청한 부분 중 수사 관련 부분 등과 이미 MBC가 방송하지 않기로 한 사적 대화 부분 등을 제외하면 방송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 후보는 이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이날 울산 선대위 필승결의대회 뒤 '법원의 김씨 통화 녹취 방송 허용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 판결문을 아직 보지 못했다. 일정이 바쁘다 보니 그걸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인 전날 경남 선대위 필승결의대회 직후 ‘김씨의 7시간 통화 보도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제가 언급할 이야기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과 그와 관련한 사과 지연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은 바 있다. 이번 녹음파일 내용과 윤 후보·김씨의 대처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창원·부산·울산=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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