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위장 작전’을 수행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14일(현지 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쪽 지역에 위장 작전을 수행할 공작원을 배치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시가지 전투와 러시아의 ‘대리 군대(proxy forces)’를 공격하기 위한 폭발물 설치를 훈련 중”이라고 말했다. 즉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공격했다는 누명을 씌우기 위해 러시아가 자국 군대를 공격할 특별 요원을 훈련 중이라는 뜻이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적극 활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이달 중순에서 다음 달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은 지난 10일과 12일, 13일 연쇄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회담 직후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등을 요구하며 이에 불응할 경우 중남미 쿠바나 베네수엘라에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러시아군을 파견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침공용 위장작전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서방으로부터 러시아의 안전보장 제안에 대한 답을 받길 원하지만 끝없이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면서 최종 거부당할 경우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이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나토가 러시아 인근 국가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채택할 것을 서방에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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