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구속) 씨가 경찰 조사에서 ‘단독 범행’이라며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4일 이 씨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를 적용해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금품을 취득하기 위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진술했다. 앞서 이 씨 측은 사내 윗선이 범행을 지시했고, 횡령금으로 사들인 금괴 절반을 건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 송치를 앞두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날 오전 7시 40분께 남색 패딩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강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이 씨는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나” “혐의 인정하나” “단독 범행 맞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PDF 조작을 윗선이 지시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인가” “가족들의 공모를 몰랐나” “부친 소식이 진술 번복에 영향을 미쳤나” 등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곧바로 호송차에 몸을 실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피의자 가족 및 사내 임직원의 공범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12일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를 압수수색해 재무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사내 임직원들의 범행 지시·개입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씨 가족 중에선 아내와 여동생, 처제 부부 등 4명이 범죄 수익 은닉 등 혐의로 형사 입건돼 있다. 앞서 이 씨의 아버지는 8일 자신의 집에서 금괴가 압수된 다음 날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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