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훨씬 더 건강한 논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6일 법무부 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와 관련한 법제나 수사 관행을 개선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수십만건씩 검경에 의해 소위 '영장 없는 조회'가 있었다"며 "그것이 아무 문제 없이 이뤄지다가 공수처 수사에서 그 대상이 대검찰청과 언론인이 되니 사찰 논란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논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도, 정치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면 법무부도 대안을 만들어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공세가 아니면 더 좋은 사회적 공론화가 될 텐데, 두고 봐야겠다"고 전했다.
앞서 공수처는 수사 중인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자와 정치인 등의 통신자료(가입자 인적사항)를 광범위하게 조회하고, 공수처 관련 보도를 한 일부 기자들의 경우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내역까지 확보한 사실이 드러나 민간인 사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2021년 상반기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59만7,000건이고 경찰은 187만7,000건, 저희 공수처는 135건인데 저희 보고 사찰했다는 건 과한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83조는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면 전기통신사업자가가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이동통신사로부터 영장 없이 통신자료를 받아보는 관행은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큰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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