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출범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국수본 지휘로 한 해 19만 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는 것이 자체 평가지만 부동산 투기 같은 굵직한 현안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수본은 6일 출범 1주년 성과 발표 간담회에서 지난해 28회의 특별단속으로 24만 237건의 범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19만 363명이 검거됐고 이 중 8,929명은 구속됐다. 검거 현황을 보면 서민 경제 침해가 11만 2,7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침입 강·절도 6만 1,367건, 생활 폭력 4만 8,361건, 피싱 사기(개인 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이용하는 수법) 5,969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수본은 구체적으로 ‘김민수 검사’를 사칭하며 100억 원을 편취한 범죄 조직원 98명을 색출하고 일명 ‘김미영 팀장’ 조직원들을 검거하는 등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에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또 살인·강도·강간 등 5대 범죄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와 경찰공무원의 범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경찰 관할로 넘어왔다. 이에 따라 경찰이 검찰 지휘 없이 1차적 수사에 나서고 수사 종결권까지 갖게 됐다. 경찰이 막강한 수사 권한을 갖게 된 상황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 국수본이다.
하지만 국수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등 굵직굵직한 부패 범죄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수본은 LH 사태를 계기로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관련자 6,038명을 단속하고 62명을 구속했다고 강조했지만 국회의원 33명 가운데 4명만 검찰에 송치돼 ‘봐주기 수사’ 의혹도 제기됐다. 또 지난해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자금 흐름 내역을 넘겨 받았지만 5개월간 사건을 방치해 ‘수사 뭉개기’라는 지적도 있었다.
국수본 관계자는 “지난해 현직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방의원 등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를 입증해 총 8명을 구속했는데 현직 의원에 대한 국회 동의까지 얻어서 구속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라며 “기대보다 성과가 좀 미진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100%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송파 스토킹 살해 등 경찰의 초기 대응 부실 지적에 대해서는 “관계성 범죄 중 폭력 수반 사건에 대해서는 관서장이 직접 지휘하는 체계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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