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부동산 시장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의도·압구정 일대 지구단위계획 발표 시점을 조정하기로 했다.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한 재건축사업은 단지별로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재건축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치동 은마와 관련해서는 ‘신통기획 적용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30일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통한 재개발·재건축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내로 예정됐던 여의도·압구정 지구단위계획 발표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구단위계획 결정절차는 시기를 조정하되 각 단지별 신통기획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여의도 시범, 압구정 정비구역 등 여의도·압구정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신통기획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결정 절차를 병행 추진해 단지별 신통기획이 완료되는 시점에 지구단위계획 및 정비계획도 함께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신통기획이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는 여의도한양, 고덕 현대, 송파 한양2차, 구로 우신빌라, 여의도시범, 대치미도, 잠실 장미1·2·3차 등 7곳이다. 압구정2·3·5구역과 신반포2차, 서초진흥 등 단지는 내년 초 신통기획에 착수한다.
다만 여의도 삼부와 목동 6단지 등 일부 단지는 인근 단지의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후순위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삼부는 도시경관을 고려할 때 옆 단지인 목화와의 공동개발이 권장되지만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한 만큼 보류됐다. 목동 6단지도 목동 내 다른 단지들도 재건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6단지만 따로 신통기획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유보한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 재건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대치동 은마와 관련해서는 ‘신통기획의 필요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을 마련하기 전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절차인데, 은마의 경우 이미 정비계획이 입안돼 심의 중인 상황이라 현 단계에서 신통기획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마는 최근 은마반상회를 중심으로 동의서를 걷어 강남구청에 신통기획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진위원장 재선임, 관련 소송 등에 따라 입안권자인 강남구청과 협의해 정비계획 결정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재건축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송파구 잠실5단지에 대해서는 “교육환경영향평가, 쟁점사항 검토등 사전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빠른 시일 내 정비계획 결정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 심의 상정을 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최근 발표된 민간재개발 후보지가 자치구별 한 곳씩 선정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한 설명도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2만6,000가구를 목표로 자치구별 안배를 고려했지만 선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지역적 특성, 주민 반대 등 실현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중·광진·강남구는 ‘주민 반대’, ‘지구단위계획 등 상위계획 불부합’, ‘지분쪼개가 등으로 사업실현 가능성 현저히 낮음’ 등의 이유로 제외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공모 방식으로 민간재개발 후보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면서 재개발 요청이 지역별로 과도하게 몰리는 문제를방지하기 위해 연도별로 공급 목표를 설정해 구역을 선정하는 공모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노후 지역이 많은 강북 지역의 경우 ‘자치구별 한 곳’이라는 기준에 불만이 많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