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남편이 딸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언론사가 김씨 측에 2,500만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주간동아 발행인·편집장·기자에게 2,500만원을 이듬해 1월 20일까지 김씨 측에 공동으로 지급하라는 조정 결정을 했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해당 결정은 재판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다만 어느 한 쪽이라도 이의신청을 하면 민사소송으로 직행한다. 이에 피신청인 측은 ‘신청인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이의신청을 예고했다.
앞서 윤미향 의원의 남편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는 딸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주간동아 발행인에게 4,000만원, 편집장에게 3,000만원, 기자에게 2,000만원의 손해배상 위자료 지급을 지난달 9일 청구했다. 이들이 자신의 딸의 초상권·사생활을 침해했으며 허위 사실을 보도해 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주간동아는 지난해 5월 29일 ‘윤미향 딸,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유럽행사에 참가한 사실 드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김씨의 딸이 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 유럽 평화기행 행사에 참가했는데, 다른 대학생처럼 350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참가했는지 확인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후 김씨 딸의 미국 유학자금 출처도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씨 측은 기사에 딸의 실명과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을 뿐 아니라 유럽기행 참가비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해 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박했다. 사인에 불과한 딸의 실명과 초상권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 절차를 배제해도 될 만큼의 공적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김씨 측의 반박이다.
한편 언론중재위원회는 지난해 7월 문제가 된 기사에 대해 “언론은 사인의 초상, 성명 등을 공개해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시정 권고했다. 이에 주간동아는 같은 해 8월 온라인 기사에서 김씨의 사진과 이름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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