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개포우성4차의 재건축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서울시 심의에서 고배를 마신 후 4년 만의 재도전에서 정비 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안이 통과된 것이다. 개포우성4차가 정비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강남 알짜 입지에 1,000가구가 넘는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23일 서울시는 전날 제18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개포택지개발지구 지구 단위 계획 변경과 강남구 개포우성4차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 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안 및 경관 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2017년 12월 도계위 ‘보류’ 결정 이후 지지부진했던 개포우성4차의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포우성4차는 수정 계획안을 마련했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도계위 통과가 어려웠던 만큼 재상정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강남권 정비 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개포우성4차도 다시 사업 추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985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긴 개포우성4차는 현재 459가구 규모로 500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규모의 2배 이상인 1,080가구로 탈바꿈한다. 공급이 귀한 강남권에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가 들어서는 것이다. 1,080가구 중에는 공공주택(공공임대)도 128가구 포함됐다.
이번에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계획안을 살펴보면 개포우성4차에는 건폐율 50% 이하, 용적률 299.99% 이하, 최고 높이 110m 이하, 최고 층수 35층 이하 등의 기준이 적용된다. 또 인근 대치중학교의 교육 환경,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층수의 높이로 입체적인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양재천과 독골공원을 연결하는 가로공원을 계획해 도심 내 녹지 공간을 확보했고 양재천으로의 열린 배치로 단지와 지역 전체의 경관을 고려한 도시 계획이 수립됐다.
지하철3호선 매봉역 인근 4개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느렸던 개포우성4차까지 정비계획이 수립되면서 도곡2동 일대 재건축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85~1986년 사이 준공된 이들 단지는 매봉역 역세권에 양재천을 끼고 있을 뿐 아니라 대치동 학원가와도 가까워 강남구 내에서도 알짜 입지라는 평가다. 4개 단지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개포한신(620가구)은 올 6월 건축심의를 마쳤고 최근 환경영향평가까지 완료했다. 내년 초께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00가구가 안되는 개포우성5차와 개포럭키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재건축은 대지 면적 1만㎡ 미만, 200가구 미만 노후 단지에 적용하는 ‘미니 재건축’ 사업으로 규모가 작은 대신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해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재건축과 달리 정비 구역 지정, 안전진단, 관리처분인가 등의 절차가 생략되거나 간소화된다. 개포럭키(128가구)는 최근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개포우성5차(180가구)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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