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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봉이 김선달'식지 않는 성난'불심'…“후보에 불똥 튈라” 우려

정청래, 사찰 문화재 관람료 겨냥해 '봉이 김선달'

정청래 두차례 사과에 당지도부도 나서 고개숙여

반발 가라앉지 않자 조선왕조실록 '환지본처'결의안

숙원 의궤 제자리 찾기까지 국회 제출…불심 달래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자 불자모임인 정각회 부회장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제자리찾기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권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불교계의 숙원인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제자리 찾기(환지본처)를 위한 결의안을 23일 제출했다. 정청래 의원이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사찰이 징수하는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에,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격렬한 반발을 부른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이 서둘러 결의안을 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이 두차례에 걸쳐 사과를 했지만 불교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가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경우 적지 않은 악재가 될 것이라고 본 민주당이 서둘러 환지본처를 내놓은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를 방문한 것과 환지본처의 일환이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자 불자모임인 정각회 부회장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로 반환된 조선왕조실록이 일제에 의해 약탈되기 전까지 보관돼 있던 월정사 내 오대산 사고로 돌아와야 한다는 내용의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제자리찾기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의 제자리 찾기는 10년 넘게 준비된 것으로 이제는 결말을 내야 한다”면서 “불교계가 국가를 대신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관리해왔던 만큼 그에 합당한 예우와 정책적 지원강화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왕조실록·의궤를 보관하는 오대산 사고는 1606년 건립됐고 수호사찰인 월정사가 관리했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불법 반출됐는데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정부 환수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2006년 3월 월정사를 중심으로 환수위원회가 결성됐고 우여곡절 끝에 일본 도쿄대를 상대로 반환 요청 및 3차례에 걸친 협상이 진행됐다. 그 결과 2006년, 2011년 기증 형식으로 국내로 반환됐는데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결의안은 “조선 왕실과 조정은 단순히 실록과 의궤의 보관만을 위해 오대산을 비롯한 여러곳 사고에 뒀던 것은 아니”라며 “사고를 세우고 옮겨와 보관하는 모든 과정을 널리 알려 나라 곳곳의 백성들과 실록의 가치를 공유했고 이는 왕실과 조정 백성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상징이 됐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7월 전북 김제 금산사에 마련된 월주대종사(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빈소를 찾아 합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같은 결의안은 대선 국면에서 통합의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시작된 불교계 반발을 해소하려는 취지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해인사의 문화재구역입장료를 통행세로 보고 '봉이 김선달'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미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당대표가 사과하고, 지난 14일 민주당이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정 의원에 엄중 경고하는 한편 "불교계가 국가를 대신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관리해왔던 만큼 그에 합당한 예우와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전통문화 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컸다.

정 의원은 지난 21일 두번째 사과문을 올려 “불교계가 억울한 측면이 많았다. 국립공원법에 묶여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며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는 국가가 관리하고 유지·보수하고 보존해야 한다. 불교계가 대신 관리해왔으니, 이 점을 정부도 인정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썼지만 불교계 반발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정래 작가, 김동호 전 강원문화재단 이사장,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최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원도부의장 등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범도민 환수위원회’ 공동위원장과 김영배 민주당 전통문화특별위원장 등 1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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