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의 주무 부서장을 맡아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아오다 21일 숨진채 발견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김문기 개발1처장의 유족은 22일 "고인은 실무자였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김 처장의 동생 A씨는 이날 김 처장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서장이라고 하더라도 위에 결정권자 없이는 (사업을 추진할) 힘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처장이 숨지기 하루 전 함께 점심을 먹었다고 밝힌 A씨는 "당시 형에게 밥을 떠먹여 줘야 했을 정도로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형은 줄곧 '실무자로서 일한 것밖에 없다'고 하며 억울해했다"며 "특히 사측이 자신에게 중징계하는 것도 모자라 형사고발하고 손해배상청구까지 한다는 얘기를 나에게도 해줬는데 회사의 이런 조치로 충격을 크게 받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기관에도 불만을 드러내며 “검찰과 경찰이 개인 하나를 두고 몇 번씩 참고인 조사하다 보니 형이 현직 실무자로서 중압감을 크게 받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형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형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나라, 이 정권,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한편 김 처장은 전날 오후 8시 30분께 성남도개공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 바로 아래 직급이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처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