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 폄훼 등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JTBC 드라마 '설강화'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징그러운 이념깡패들의 횡포를 혐오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강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기사를 공유한 뒤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봐라"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라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대체 이게 뭐 하는 짓들인지. 한쪽에서는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고 난리를 치고, 다른 쪽에서는 간첩을 미화했다고 국보법으로 고발을 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진 전 교수는 또한 "편은 다르지만 멘탈리티는 동일한 사람들. 둘 다 열린 사회의 적들"이라며 "도대체 무슨 권리로 다른 시청자들의 권리를 자기들이 침해해도 된다고 믿는 건지"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지난 1987년을 배경으로 운동권 여대생과 남파 간첩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설강화'는 방영 전부터 민주화 운동 비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미화 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간첩이 민주화 운동에 포함돼 있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점, 안기부 요원을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이라고 표현한 점, 드라마가 완벽한 픽션이 아닌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이화여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이후 논란은 더 거세졌다. '설강화' 방영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0만명이 넘게 동의했고, 부정 여론이 일자 협찬 및 제작지원사들은 줄줄이 지원 철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드라마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JTBC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면서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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