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서비스하는 인터넷 기반 케이블·지상파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TV에서 이제 미국의 대표 스포츠 중계 채널 ESPN을 볼 수 없게 됐다. 구글이 콘텐츠 제공자인 월트 디즈니와 콘텐츠 사용료 규모를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블랙아웃(송출 중단) 상태를 맞게 되면서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월트 디즈니와의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월트 디즈니가 보유한 ESPN을 비롯해 뉴스 채널 ABC·어린이 채널 디즈니 주니어 등 10여개에 달하는 채널이 빠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유튜브TV에서 월트 디즈니 계열 채널들은 17일까지 방송된 뒤 송출이 끊겼다.
스포츠 채널을 즐겨보는 미국인들 특성상 스포츠 중계 대표 채널인 ESPN이 빠지는 것은 유튜브TV로서는 치명적인 부분이다. 유튜브TV 측은 이번 송출 중단에 유감을 표하며 월 구독료를 69.99 달러(약 8만3,000원)에서 49.99(약 5만9,000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30% 가까운 파격적인 가격 인하다. 대신 별도로 ESPN 등을 구독할 것을 권장했다. 그만큼 월트 디즈니 채널에 대한 이용자 선호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가 된 건 유튜브TV가 월트 디즈니 측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입장 차이였다. 유튜브TV는 규모가 비슷한 다른 콘텐츠 배급사와 같은 콘텐츠 요율로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디즈니 측이 기존 계약 조건보다 콘텐츠 사용료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월트 디즈니 측은 “구글 측이 공정한 협상을 하지 않았고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디즈니 계열 채널들을 송출 중단하게 됐다”고 전했다. 구글 측은 “몇 달 간 최선의 노력으로 협상에 임했지만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며 “기존 계약은 파기 됐지만 계속해서 디즈니 측과의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튜브TV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와는 별개로 구글이 미국 내 85개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인터넷 TV 플랫폼으로, 로쿠·애플·구글·삼성·LG TV상에서 제공된다. 현재 미국에서 단일 사업자 중 가장 많은 4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협상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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