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미 다양한 지표에서 일본을 앞질렀다"
일본의 한 경제 석학이 20년 뒤에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2배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는 지난 12일 일본의 경제전문지 도요게이자이에 기고문을 보내 자국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
노구치 교수는 “1990년대 후반 일본과 한국은 모두 경제위기에 빠졌지만 대응에서 일본은 한국에 크게 뒤졌다”며 “한국은 교육에 힘을 주며 경쟁력을 향상시켰지만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구치 교수는 국민의 평균 임금, 명목 GDP, 국가 경쟁력 순위 등 다양한 국제 지표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우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밝힌 지난해 국가별 평균 임금에서 한국은 4만1,960달러(약 4,966만원)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3만8,515달러(약 4,559만원)로, 일본은 이미 실질 임금에서 한국에 뒤처졌다. 2020년의 1인당 명목 GDP를 2000년과 비교하면 한국은 285.2% 증가했지만 일본은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작성한 2021년 세계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23위고 일본은 31위다. 디지털 기술에서는 한국이 8위고 일본이 27위다. 유엔이 발표한 전자정부 순위에 따르면 2020년 일본은 14위인 반면 한국은 세계 2위다. 여러 지표를 볼 때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고 있다.
노구치 교수는 “이런 이유로 일본은 한국에 추월 당할 것이고 양국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20년 후 일본의 1인당 GDP는 한국에 2배 이상 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이러한 실패는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엔화 약세 정책에서 찾았다. 엔화 약세시에는 현지 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엔화 표시 매출액은 늘어나기 때문에 이익이 늘어난다. 반면 한국은 원화가치를 높게 유지했고, 표시 매출을 줄어들게 하지 않기 위해 제품 자체의 품질을 높였다. 그 결과 한국의 경쟁력은 높아졌고 통화가 증가했음에도 수출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노구치 교수는 “이 때문에 일본이 한국에 추월당하는 것은 기정사실일뿐 아니라 양국간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추이가 동일하게 반복된다면 20년 후 일본의 1인당 GDP는 4만1,143달러, 한국은 8만894달러로 거의 갑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노구치 교수는 “주요 7개국(G7)에서 아시아 대표 국가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꿔야 한다는 질문에 일본은 뭐라고 답할 것이냐”이라며 “일본이 다른 선진국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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