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가 내년 가계 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4~5%대로 정하고 계획대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가계 대출 총량에 전세대출도 예외 없이 포함하되 분기별로 관리해 올해와 같은 대출 중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민주당은 가계 부채 관리를 강화하되 보다 유연한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동수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과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가계 부채 당정 협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가계 대출 총량 증가율은) 내년에 올해 대비 4∼5%대로 관리하겠다”면서 “서민 실수요자 대출, 전세대출, 집단대출은 최대한 중단하지 않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의 실거래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서민 실수요자의 전세대출, 집단대출, 중도금 등도 다 차질 없이 되게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DSR 규제와 관련해서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서민의 실수요 대출에 예외를 적용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DSR 규제 자체를) 유예하거나 없던 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DSR은 연소득 대비 갚아야 할 총부채 원리금을 뜻한다. 금융위는 급증하는 가계 대출을 잡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차주별 DSR 40%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이 1억 원 이상인 차주로 확대된다. 이 같은 규제 강화에 민주당 내에서는 금융 당국에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금융 당국의 엄격한 가계 부채 관리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데다 민심을 자극할 경우 내년 3월 대선과 지방선거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에서다. 그러나 강화된 규제를 시행해보기도 전에 바꾸기보다 계획대로 규제를 추진하는 데 당정이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금리대출이 가계 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되고 분기별 대출 총량을 관리해 올해와 같은 전면 대출 중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관련해서 박 의장은 “인원 제한에 대해 개정안을 냈고, 시행령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며 “임시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할 테니 정부도 입장을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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