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째 잠적을 이어가는 등 당이 ‘집안 싸움’에 휘말린 가운데 당 원로들까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의 한 음식점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대선 국면에서 당 원로들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헌정회장이기도 했던 신경식 상임고문은 윤 후보를 향해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밤이라도 이 대표가 묶고 있다는 곳에 찾아가라”고 조언했다. 신 상임고문은 “김종인씨와 이 대표,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당이 여러가지로 상처를 입고 있다”면서도 “윤 후보가 검찰에서 법을 휘두르던 성격을 가지고 정치를 하면 잃어버리는 표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곧바로 고성이 튀어나왔다. 권해옥 상임고문은 “뭘 찾아가”라며 “거기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반발했다. 주변 인사들이 권 상임고문을 말렸고 신 상임고문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건가”라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신 상임고문은 “하여튼 윤 후보는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지금 중요하다”며 “인기란 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지금도 벌써 초판하고 많이 바뀌었다”며 우려했다.
신 상임고문이 발언을 마치고 김병민 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권 상임고문 말씀까지 청해 듣고 비공개로 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비공개로 해. 비공개로”라며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려 시도했다. 김 전 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를 포용하자는 의견과 그래선 안 된다) 양론이 있었다”라며 “(대립이) 팽팽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날 김 전 위원장도 같은 식당에 나타난 것이 취재진에 포착돼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일정과 별개로 개인적 이유로 식당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식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고등학교 동창 친구분과 식사하고 계신다더라”라며 따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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