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음주 측정 거부 재범, 음주 운전과 음주 측정 거부가 결합된 사건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처분하라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헌법재판소가 두 차례 이상 음주 운전을 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개정 도로교통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 내렸으나 대검은 음주 측정 거부가 위헌 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음주 측정 요구 불응 및 경찰관 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래퍼 노엘(21·본명 장용준)에게도 기존 윤창호법이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1일 대검은 “헌재 결정의 심판 대상과 결정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음주 측정 거부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위헌 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음주 측정 거부 재범 사건, 그리고 음주 운전과 음주 측정 거부가 결합된 사건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처분하도록 추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검 지침에 따라 장 씨의 공소장은 따로 변경치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올해 9월 18일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성모병원 앞 사거리에서 벤츠를 몰다가 다른 차와 접촉 사고를 냈다. 또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하고, 경찰관 머리를 들이받는 등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 씨는 2019년 9월에도 마포구에서 술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추돌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대검은 이 사건들을 각각 음주 측정 거부와 음주 운전 사건으로 보고 형을 감경하지 않을 방침이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옛 도로교통법(2018년 12월 24일 개정된 뒤부터 2020년 6월 9일 다시 바뀌기 전까지의 도로교통법)’ 벌칙 조항인 148조의2 제1항에서 ‘2회 이상 음주 운전을 한 사람’ 부분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2회 이상 음주 운전자에게 2∼5년의 징역이나 1,000만∼2,000만 원의 벌금 부과는 과잉 처벌이므로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헌재 결정에 따라 대검은 진행하고 있는 재판의 적용 법조를 모두 음주 운전 일반 규정으로 바꾸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도로교통법에 원래 존재하던 음주 운전 규정을 적용한다. 또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장을 변경하고 죄에 상응하는 구형을 할 방침이다. 재판 결과가 확정된 사건은 처벌 당사자가 재심 청구를 하면 공소장 변경 등 조처를 한다. 다만 같은 조항에 음주 운전과 함께 처벌하라고 명시된 ‘2회 이상 음주 측정 거부’는 이번 위헌 심판 대상에서 빠지면서 동일한 처분이 이어지게 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