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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앓는 90대 할머니에 몹쓸 짓한 80대…DNA 나왔는데 경찰은 ‘혐의없음’

DNA·목격자 진술 나왔는데…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종결

경기북부경찰청은 앞서 파주경찰서가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리한 80대 남성 A씨를 강제추행, 강간미수,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경제DB




90대 노인이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는데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목격자 진술과 DNA 증거가 나왔지만 치매를 앓고 있는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다.

1일 YTN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라 앞서 파주경찰서가 무혐의 처리한 80대 남성 A씨를 강제추행과 강간미수,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22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주택에 무단침입해 같은 동네에 사는 여성 B씨(96)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방에 있던 손녀가 현장을 목격하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도주한 A씨는 얼마 안 가 붙잡혔는데, 자신은 범행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를 앓는 B씨는 항상 집 문을 열어 두고 이웃들과 왕래하며 살았다. A씨는 이 점을 이용해 안방까지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이 할머니와 함께 사는 둘째 아들과 손녀가 집을 비운 사이 집을 수차례 무단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에도 A씨는 이 집에 몰래 들어와 B씨를 추행하려다 장남에게 발각돼 쫓겨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B씨의 몸에서 A씨의 DNA도 검출됐다. 하지만 이런한 증거에도 경찰은 수사 개시 4달 만인 지난 7월 가해 남성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피해자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다.

이에 A씨의 가족이 이의를 제기했고, 검찰은 다시 사건을 검토한 뒤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경기북부경찰청은 A씨에게 주거침입 혐의도 적용해 다시 사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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