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로봇 찌빠’로 큰 사랑을 받았던 ‘한국 명랑 만화의 제왕’ 신문수 화백이 지난달 30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고인은 신장암으로 투병 중이었으며 이날 새벽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돌아가시기 몇 개월 전까지 아프셔도 꾸준히 사무실에 나가 그림을 계속 그리셨다”고 말했다.
신 화백은 1939년 충청남도 천안 출생으로 중앙고 졸업 후 학창 시절에 캐리커처를 그린 경험을 살려 만화가가 됐다. 1963년 만화 ‘카이젤상사’로 등단한 신 화백은 이듬해 당대 최고의 만화가였던 길창덕 선생의 추천을 받아 만화 잡지 ‘로맨스’에 ‘너구리 형제’ 연재를 시작했다. 이후 ‘도깨비 감투’ ‘로봇 찌빠’ 등 히트작을 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명랑 만화의 대가로 자리 잡았다.
특히 그의 대표작 ‘로봇 찌빠’는 1979년 6월부터 14년간 ‘소년중앙’에 연재된 작품으로 길 화백의 ‘꺼벙이’,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 서당’과 더불어 한국 명랑 만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로봇 찌빠’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것은 물론 후배들에 의해 웹툰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신 화백은 주로 투명인간이나 인공지능(Ai) 로봇 등 당시로서는 새로운 미래 기술에 한국적 상상력을 가미한 소재를 다뤘으며 중산층 가정의 어린이 주인공의 꿈과 모험을 그려내 큰 사랑을 받았다.
1977년 한국창작만화가회 회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지난달에는 만화가협회 주최 ‘제21회 만화의 날’ 기념식에서 ‘명랑 만화 5인방’으로 불린 고(故) 길창덕, 윤승운, 이정문, 박수동 화백과 함께 공로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4녀가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일 오전 6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