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하반기 들어 경기둔화 추이가 확연해지는 가운데서도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 대출우대금리(LPR)를 19개월 연속 동결했다. 경기둔화에도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금리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월 LPR 발표에서 “1년 만기 금리를 전달과 같은 3.85%로 유지한다”고 공고했다. 또 인민은행은 “(주로 주택담보대출에 사용되는) 5년 만기 LPR도 4.65%로 전달과 같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4월 LPR을 비교적 큰 폭인 0.20%포인트(1년만기 기준) 인하한 뒤 1년7개월째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전 금융기관이 기업·가계대출의 기준으로 삼는 인민은행 고시 LPR은 사실상의 기준금리 성격을 띤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지난 2019년 11월에서 2020년 1월의 LPR이 4.15%(1년 만기 기준)였음을 감안하면 현 수준이 다소 낮은 것은 사실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7월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그외에도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조절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없다고 해외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평가했다.
중국은 지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3.5%를 기록하는 등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해외에서 잇따라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중국만 역주행하기도 쉽지 않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세계경제포럼(WEF) 주최 글로벌 기업가 포럼에 화상 연결 방식으로 참석해 “중국 경제가 새로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도 “계속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는 가운데 ‘대수만관(大水漫灌)’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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