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시설에 중국 제품을 배제하는 등 미국의 중국압박에 동참하고 있는 일본이 중국 신장면화의 사용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즈노에 이어 산요상회와 TSI홀딩스가 중국 신장산 면화를 의류 제품에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되는 면화는 강제노동 의혹으로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인 사안이다. 미국 정부는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의 이유로 이를 지목하기도 했다.
주로 백화점을 통해 자사 브랜드 의류를 판매하는 산요상회는 2022년 봄과 여름 상품부터 신장면화를 원료로 쓰지 않는다. 오에 신지 산요상회 사장은 “신장 인권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지만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실상이 명확하지 않아 일단 사용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나노유니버스' 브랜드로 유명한 TSI도 일부 제품에 썼던 신장 면화를 올 가을·겨울 시즌 의류부터 사용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인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여성용 의류 브랜드 피노레를 내놓는 '킹'도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했다.
그러나 인권침해 문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계속 사용하는 기업도 있다. 한국에서 '무인양품'으로 불리는 '무지루시료힌'(無印良品) 브랜드를 운영하는 '료힌게이카쿠'(良品計?)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신장 인권 침해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신장 면화 사용을 계속하기로 했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의류업체인 야마토 인터내셔널도 적절하게 생산된 신장 면화에 한정하는 조건으로 계속 사용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신장 면화를 둘러싼 인권침해 논란을 계기로 조달 과정의 점검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원재료 생산지 등에서 인권 침해가 없는지 직접 확인하는 체제를 구축했다고 한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올 1월 신장 강제노동과 관련한 수입금지 조치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 당국에 의해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 수입통관이 막히는 제재를 당했다.
일본 언론은 “의류업계에서 확산하는 신장 면화 사용 재검토 움직임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흐름이 한층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의 신임을 얻는 데는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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