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전세 대란’에 이어 ‘월세 대란’까지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서울 아파트의 임대차 거래량이 5만 6,169건에 달했다. 2011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뒤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의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6.4%로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 금천구에서는 이미 월세 비중(59.1%)이 전세 비중(40.9%)을 앞질렀다.
‘역주행 정책’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가 사상 최대로 늘어나자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을 포함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후 전셋값 급등세가 이어지자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대거 갈아탄 영향도 크다. 설상가상으로 금융 당국이 최근 가계 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대출 규제에 나서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월세 난민’은 더욱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물량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11·19 전세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전세 시장의 불안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책 발표 후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까지 서울이 6.72%, 수도권은 11.12%나 올랐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 가격도 지난달 평균 123만 4,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0.2%나 치솟았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거대 여당이 밀어붙인 무모한 정책 실험이 빚은 결과다. 오기의 정책으로 세입자들이 한숨 짓고 피눈물을 흘리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서민들 사이에서 “이게 나라냐”라는 분노가 쏟아지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