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대형 화물선을 위한 항만 준설 등을 위해 육군 공병대를 투입한다. 또 항만과 도로 투자를 위해 2억 4,000만 달러(약 2,840억 원)의 긴급 보조금을 45일 내에 지급하기로 했다. 공급망 병목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조 바이든(사진)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또다시 긴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의 항만과 수로를 위한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2억 4,000만 달러의 연방 보조금 중 2억 3,000만 달러는 항만에, 1,300만 달러는 해상 고속도로에 긴급 배정된다. 백악관은 “항만 투자에만 집중하는 처음이자 유일한 연방 보조금”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조지아주 서배너항에 이전 연방 보조금에서 남은 돈을 재배정할 권리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미 4대 항구인 서배너항은 화물 분산용 내륙 부지 5곳 조성에 800만 달러를 쓸 수 있게 됐다. 서배너항은 현재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수십 척의 배들이 항구 바깥에서 대기 중이다. 예산이 투입되면 수천 개의 컨테이너를 부두에서 빼내 내륙으로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아울러 60일 안으로 육군 공병대의 항만과 내륙수로 건설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도 약 40억 달러가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이 같은 긴급 대책을 내놓은 것은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휘발유·식품 가격과 임대료 상승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에 큰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실제 최근 갤럽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2%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고 역대 집권 1년 차 대통령 지지율 중 가장 낮았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페덱스·타깃 등 미국 내 대형 물류 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급망 병목현상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에게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등을 앞두고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재차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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