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유 진영을 위해 싸우다가 숨진 무명의 영국군 3명이 전우들 곁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1일 유엔 참전 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아 무명용사 3구의 유해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한다고 4일 밝혔다. 안장되는 3구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2016~2017년 경기 파주 마지리와 마산리 인근에서 부분 유해로 각각 발굴했다. 한미 공동 감식 결과 유해의 주인공들은 영국군 제29여단 글로스터대대 소속으로 1951년 4월 벌어진 설마리 전투와 파평산 전투에서 혈전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설마리 전투는 1951년 4월 22~25일 설마리 계곡에서 글로스터대대 800여 명이 중국군 3개 사단 4만 2,000명의 남하를 막으려 사력을 다한 전투다. 이들은 유엔기념공원 영국군 묘역에 묻혀 꼭 70년 만에 전우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
보훈처는 영국군 무명용사 안장과 관련해 “비록 신원이 아닌 국적만 확인돼 무명용사로 안장되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엔 참전 용사 유해가 국내에서 발굴된 뒤 안장되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대한민국 유엔 가입 30주년과 유엔기념공원 조성 70주년”이라며 “무명용사 안장식과 유엔 참전 용사 추모식이 많은 국민의 관심 속에서 유엔 참전 용사의 헌신을 기억하고 국제 평화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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