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년 3월 치러지는 20대 대선 대결 구도의 윤곽이 잡혔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5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을 포함하면 이번 대선에서 4~5명의 여야 후보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글로벌 산업·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하는 시기여서 앞으로 5년 동안 국정을 운영할 지도자로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여야 대선 주자들은 신성장동력 확충 방안 등 미래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선심성 분배 공약인 ‘기본 시리즈’에 집중했다. 정부 주도의 ‘공정 성장’만 강조한 채 성장·복지의 선순환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최근에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부동산감독원 설립 공약 등으로 재정 포퓰리즘과 규제 만능주의에 집착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진흙탕 싸움에 빠진 채 미래 비전은 고사하고 일자리와 집값 문제에 대한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그나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 선언에서 “첨단 과학·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경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 기업들이 앞서가던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급성장으로 ‘K배터리’ 아성이 흔들릴 조짐을 보인다. 한국이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려면 성장 잠재력을 높일 과학기술 초격차 확보가 급선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는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서 경쟁국이 추격하기 어려울 정도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여야 대선 주자들은 소모적 정쟁에서 벗어나 기술 초격차와 노동·규제 개혁 등 미래 성장동력 확충 방안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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