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만 아이폰 2억여 대를 팔아치운 애플도 공급망 경색의 직격탄을 맞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쇼핑 수요가 높은 연휴 시즌에 공급망 문제로 인한 매출 손실분이 더 커질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올 3분기 매출이 834억 달러(약 97조 5,0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29% 증가했지만 시장 컨센서스(850억 달러)를 밑돌았다.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한 것은 4년 만이다.
아이폰이 문제였다. 월가에서는 아이폰 매출액을 415억 1,000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6.4% 낮은 388억 7,000만 달러(약 45조 4,000억 원)에 그쳤다. 칩 부족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 경쟁사에 비해 공급난을 무난히 극복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에는 뼈아픈 실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쿡 CEO는 “예상보다 큰 공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력한 성과를 냈다”며 “하지만 잠재적 매출 손실분이 약 60억 달러(약 7조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는 매출 손실분이 60억 달러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은 이례적으로 칩 공급난 여파를 언급했다.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고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이패드의 경우 공급 차질로 판매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에 아이폰을 빼고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사업 분야는 서비스 부문(앱스토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판매 수수료 등)이다. 전년 대비 26% 성장해 매출 182억 8,000만 달러(약 21조 4,000억 원)를 기록했다.
한편 애플의 지난 1년간 순이익은 946억 달러(약 110조 8,000억 원)로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이폰12의 흥행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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