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또다시 가짜뉴스 논란을 일으켰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사회주의자유당과 민주노동당 등 좌파 정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연방 대법원에 코로나19 백신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1일 소셜미디어(SNS)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내용을 올렸다. 이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과 정치권에서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코로나19 백신과 에이즈의 관련성을 주장하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올린 게시글을 사흘만에 삭제처리했다.
좌파 정당 의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국가와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무례이자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 막말'은 이전부터 지속됐다.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으로 부르며 심각성을 부인했으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봉쇄에도 반대했다. 또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바보·멍청이들"이라면서 "백신 맞은 사람이 악어로 변해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며 접종자들을 조롱해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지난 13일에는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은 항체가 형성돼 백신 접종이 필요 없다"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사람도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한 언행이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 격리에 들어갔다가 20여 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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