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와 A 코치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유출된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재범 전 코치 가족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2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소재 조 전 코치 누나의 자택을 압수 수색해 노트북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사안과 관련해 고소·고발이 접수된 것은 아니지만 심씨를 향한 명예훼손 의혹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 메시지 내용이 유출·보도된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조 전 코치 누나 부부 자택의 IP를 특정해 압수 수색한 것"이라며 "디지털포렌식 과정을 마치면 이후 관련자를 소환조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심 선수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 측이 법정에 제출했던 '변호사 의견서' 내용이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지며 불거졌다. 심 선수와 A 코치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메시지에는 동료 선수들에 대한 욕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심 선수는 고의 충돌 및 도청을 시도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최근 스포츠 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성폭행 가해 혐의로 재판 중인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와 일부 언론에 2차 가해를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재범 전 코치는 재판 도중 심석희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서 문제 메시지를 얻어 피해자 음해 목적으로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사태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흠집 내고, 여론을 선동해 자신의 중대한 범죄 사실을 희석하고자 한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심석희 측 변호인 역시 문제의 대화 내용 중 일부가 조 전 코치가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 등에 제출한 진정서에 담겨 있던 것이라며 “심석희가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다. 2차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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