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여우’ 임희정(21·한국토지신탁)의 뒤집기 시동이냐, ‘대세’ 박민지(23·NH투자증권)의 굳히기냐. 오는 28~31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에서 그 답을 알 수 있다.
2021시즌 막바지에 와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대상(MVP) 타이틀 경쟁으로 뜨겁다. 6승을 몰아친 박민지가 대상 포인트도 657점으로 1위지만 장하나(29·비씨카드)를 밀어내고 2위를 꿰찬 임희정(550점)의 기세가 무섭다. 박민지와 107점 차. 남은 대회는 이번 주 서울경제 클래식을 포함해 단 3개이며 우승에 걸린 포인트는 각각 60점, 50점, 70점(총 180점)이다. 극적인 뒤집기도 가능한 상황이다.
3년 차 임희정은 지난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의 에이스 고진영과 연장 승부를 벌여 준우승했다. 우승에 걸린 미국 무대 직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치기는 했지만 절정의 샷 감과 퍼트 감으로 제주에 입성했다. 지난 8월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 도전이다. 2019시즌 후반기에만 3승을 몰아칠 정도로 막판 스퍼트가 강한 임희정은 올해도 최근 4개 대회에서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연속 톱10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주 60점을 따내고 박민지가 포인트를 보태지 못하면 격차는 47점으로 확 줄어든다.
박민지는 평생 기억에 남을 한 해를 가장 화려하게 마무리하려 한다. 상금왕과 다승왕을 이미 확정했지만 대상은 꾸준함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의 선수가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상으로 대상을 꼽는다.
평균 타수 부문은 서울경제 클래식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장하나의 자존심이다. 2019시즌과 지난 시즌 2년 연속 이 부문 랭킹 2위로 마친 터라 최소타수상 수상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현재 69.61타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이다연(24·메디힐)이 69.96타로 따라왔다. 3위는 70.16타의 박민지. 이다연이 이번 한 주를 쉬어가기 때문에 굳히려는 장하나와 0.55타의 격차를 가능한 한 최소로 좁히려는 박민지 사이에 불꽃이 튈 것으로 보인다. 마침 장하나와 박민지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준우승자다.
가장 박빙은 신인왕 부문이다. 1위 송가은(21·MG새마을금고)과 2위 홍정민(19·CJ오쇼핑) 간의 포인트 격차가 단 41점이다. 2016년 이정은과 이소영 간 경쟁 이후 5년 만에 가장 치열한 신인왕 다툼이다. 5년 전에는 ‘핫식스’ 이정은이 34점 차로 생애 한 번뿐인 타이틀을 가져갔다. 송가은은 시즌 1승이 있고 준우승만 두 번인 홍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데뷔 첫 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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