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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지자체의 부실행정 콜라보, '왕릉 아파트 사태', 진짜 뿌리는 '이것'?

20층 넘는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김포 장릉 경관 해쳐

입주자가 위험 떠안는 '선분양제도'…명확히 나뉜 '갑과 을'

'공동주택 품질점검법'으로 입주자 보호한다더니…대대적인 수술 '절실'









김포 장릉의 경관을 해치는 아파트를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인천 검단 신도시에 시공 중인 해당 아파트들을 철거하라는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현재 총 44개동 아파트 중 2개 단지 12개동의 공사가 중지됐다.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불명확한 가운데 입주자들은 진짜 아파트가 철거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다. 철거여부의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든 입주민들은 이미 심리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와 지자체의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죄 없는 입주자가 피해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집슐랭 흥신소’가 분석해봤다.

건설사와 지자체 갈등…‘새우등’ 터지는 입주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에서는 다른 조선 왕릉들처럼 탁 트인 자연경관 찾아보기 어렵다. 검단 신도시에 시공 중인 아파트 A, B, C가 김포 장릉 앞을 가로 막았기 때문이다. 2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로 구성된 해당 단지들과 장릉 사이의 직선거리는 450m밖에 되지 않아 장릉의 ‘멋진’조망이 훼손됐다.

문화재 보호법에 따르면 김포 장릉 500m 반경 내에 지어지는 20m 이상 아파트는 문화재청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2014년 인천도시공사의 심의 절차를 거쳤고 문화재청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은 2017년에 만들어졌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사와 지자체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장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만큼 엄정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자 건설사 측은 철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와지붕을 올리는 등 외관변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미 골조공사까지 마쳐 철거하기는 어려우니 문화재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공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입주자들은 부동산 커뮤니티에 ‘잠도 못 이루는 상태다’, ‘입주를 못 할까 걱정된다’와 같은 글을 남기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사건의 뿌리는 ‘선분양제도’…건설사는 ‘갑’, 입주민은 ‘을’






해당 아파트들은 대부분 신도시 아파트처럼 선분양제도로 입주자를 모집했다. 선분양제도는 1970년대 인구증가, 도시화로 인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자금력이 부족한 건설사에게 수분양자들이 미리 돈을 주고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선분양제도는 공급자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과 함께 주택품질 저하, 불법 전매, 위험부담 입주자 전가등의 문제점으로 오랜 기간 시장에서 비판 받아왔다. 이번 김포 장릉의 경우에도 오랫동안 지적 받아온 위험부담 입주자 전가로 인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선분양제는 견본주택만 보고 분양을 진행하기 때문에 준공된 아파트에 대한 모든 위험부담을 입주자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부실시공 해결한다는 ‘공동주택 품질점검법’, 실효성은 ‘의문’


신축 아파트의 주택품질 저하 문제점도 속출하고 있다. 돈을 사전에 받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부실시공을 한다는 여론이 커지며 선분양제에 대한 개선과 주택품질 향상을 요구하는 각종 민원이 쏟아졌다. 그 결과 지난해 1월 10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전 대표가 발의한 '공동주택 품질점검법'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했다. 건설사가 사용검사를 받기 전 입주예정자가 주택의 공사 상태를 사전에 점검하고 보수를 요청하는 경우 지체없이 보수해주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다.



하지만 법의 취지대로 입주자들의 권리가 잘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 8월 송파구 내에 공동주택 품질점검법이 처음으로 시행된 한 아파트 단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한 세대 내에서만 약 160개의 하자가 발생될 만큼 심각한 부실시공을 보인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당 단지의 입주예정자는 품질점검 당일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시공사의 설명에 대해 입주자의 질의가 있던 중 점검 위원의 일부가 입주자의 질의를 문제 삼아 점검 거부 의사를 드러냈고 결국 담당 공무원이 입주자를 배제하고 품질점검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D 아파트 전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자기네들 몸값이 얼마인데 이거 하러 왔냐고 말한 점검위원도 있었다”며 “서울시에서도 형식상 품질점검단을 만들어 놓고 면피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송파구청 측은 시공사와 입주예정자 간의 갈등은 이미 해소된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은 원치 않는다는 의사만 밝힌 상황이다.



이에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품질 점검의 구체적인 수준과 항목을 정하는 등 전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단순하게 접근하면 소비자의 욕구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부동산 컨설팅 업체 도시와경제의 송승현 대표는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책이 있어야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델하우스와 준공된 아파트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면 선분양을 할 수 없게 하거나 주택공급에 있어 몇 가지 제한을 거는 등 강력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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