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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준석 공약 '공천 자격시험' 가점제로 치른다

당내 반발에 합격제서 완화

국감이후 최고위 의결 예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후보 시절 공약한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이 가점제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반발을 수용해 당초 구상한 합격제에서 완화한 안으로 풀이된다. 당은 국정감사가 끝나면 최고위원회에 시험안을 보고하고 의결할 예정이다.

14일 서울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당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 기초·광역의원 후보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직 후보 자격시험을 가점제로 실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시험을 보지 않거나 점수가 낮다고 해서 출마를 막지 않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대신 시험 성적 우수자는 경선에서 가산점을 받는다. 득표율에 몇 %를 가산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지난달 말 공직후보자역량강화TF(위원장 김상훈 의원)로부터 초안을 보고받은 뒤 이런 방향으로 성안했다.

공직 후보 자격시험은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제가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는 공직 후보 자격시험의 구체적인 설계”라며 “우리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이 대표는 합격제를 제시했다. 자격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 공천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대신 지방선거 전까지 시험 기회를 두세 차례 부여하고 난도를 높지 않게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합격제에서 가점제로 선회한 이유는 당내 반발로 인한 타협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에서 합격제는 당협위원장의 공천 영향력을 축소할 것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기초·광역의원 공천은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주도해 당협위원장들의 영향력이 크다. 이외에 출마 희망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제도라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전날 방송(SBS) 인터뷰에서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저항은 제가 공약했던 공직 후보 자격시험에 대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격시험 도입에 대한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다. 따라서 가점제로라도 시험을 치르는 게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방의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젊은 세대가 정치로 입문하는 좋은 관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에 대해 개혁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 대다수는 아마 이런 개혁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날 페이스북에 “공직 후보자 역량 강화는 미루지 않을 과제”라며 “국민과 가장 밀접한 위치에서 만나는 우리 당 지방의원부터 역량 강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은 후보 모두에게 시험을 보게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험 과목은 △국민의힘 당헌 당규, 정강 정책 △독해, 자료 해석 등 직무 수행 능력 등 서너 개다. 당은 과목별로 동영상 강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최근 직접 강사로 나서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시험 난이도는 직장 내 성희롱, 장애인 인식 개선 예방 교육 수준으로 예상된다. 동영상 강의를 보면 시험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험안은 국정감사가 끝나면 최고위에 보고될 예정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현안 발생으로 보고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 최고위에서 안을 의결하면 시험 시행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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